과거 짝사랑에게 편지를 쓴 적이 있습니까?...
10여년된 집을 수리 하고 나만의 공간인 작은 서재가 생겼다.
새롭게 생긴 서재를 정리 하는중에 내 처가 먼지가 수북히 쌓인박스를 들이 밀어댄다....
다용도실에서 유배 생활을 하던 박스를 23년만에 풀어 준것이다.
"이제는 당신의 공간이 생겼으니 당신이 관리 하세요"
라는 말과 함께 열어보니 어릴때 부터 친척,및 지인과
편지 왕래를 하면서 받은 편지 흔적이 나타났다...
지금은 안부를 물을때 핸드폰이 가장 필수적으로 사용하지만
35년전 그 당시 소식은 편지나 우편엽서가 주류를 이뤘다...
40년동안 의 형제를 맺은 동생 에게서 온 엽서와 친구에게서 온 각종 편지등이 쏟아져 나왔다....
1970년대 그 당시에는 명화로 그린 우편엽서가 한때 유행을 한적이 있었다.
(캔 커피를 마시고 있을때 내 처에게서 박스를 전달받아 꺼내보니 편지가 빼곡하게 차곡차곡 쌓여 있었다...)
이 박스를 열어 30여년 전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여행을 하듯 조심스럽게 살펴보니
종이가 시간의 연륜을 말해 주듯 편지봉투는 습기를 머금어
안타깝게 많이 삮아 있었다...
오늘의 삶이란 책을 기준삼아 성경책 2권을 완독한 흔적이 나타났고,
한달에 한번 사 보는 월간 샘터 책값을 아끼려 자전거를 타고
대학로에 있는 샘터사를 직접 방문하여
10년구독을 신청한 흔적이 나타났다...
30여년전에 읽혀진 월간 샘터와 다이제스트 잡지에는
밝고 아름다운 글과 스토리가 연재되어 있었다...
샘터를 구독하면서 법정스님의 주옥같은 글과 이해인 수녀님의 아름다운 시,
김동길교수님의 칼럼.천경자화백님께서 매달 좋은그림을 선 봬셨고
최인호작가님의 가족이라는 연재물은 삶을 사는 이 시간까지
좋은 추억을 가지며 살고있다...
1970년대 후반 달러가 부족하여 우리나라 경제를 위하여 열사의 중동 땅에서 땀을 흘리시며
달러를 벌으시려고 애쓰시는 고모부님과의 서신 왕래가 고스란이 담겨있는
산 증인의 역사가 새롭게 다시 나타나는 흔적도 보였다...
사우디 아라비아와 쿠웨이트의 중동 건설 현장에서 일하시던
두분의 고모부님과 편지왕래 를 하였던 흔적이
새롭게 나타났을때는 지금은 고인이 되신
막내고모부님의 숨결이 들리는듯 하다.
타임머신을 타고 30여년전으로 흘러가보니 이제는 10여년 전에 고인이 되신 막내 고모부님께서
그 당시 처갓집에 혈육아라곤 형제뿐인 우리형님과 나의 건강을 염려하며
열심히 살아 가문을 일으키라는 격려의 말씀도 있으셨다...
고종사촌 여동생에게 나의 옛 편지를 다시 보여주니
여 동생은 중학교때 중동에 가셨던 기억을 떠 올리며
지금도 살아 계셔서 옆의 친정 아버님과 대화를
나누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교회를 다니면서 좋은 메세지는 지인에게 매달 우편요금을 감당하며 보냈던 교회주보도 나왔다...
퇴계로 대한전선빌딩 뒤에있는 성도교회 주보였는데
나 역시 열심히 교회를 다니면서 십일조도 내며
신앙생활을 열심히 한 흔적이 보였다....
1980년2월15일자 소인이 찍혀있는 우표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추모우표가 붙혀 있었다.
아마 그 당시 내가 우표수집을 하는 상태 였기에 편지봉투에 우표가 붙어 있으면 다 모은것 같다...
1980년2월15일 박정희대통령추모 라고 인쇄 되어있는 30원짜리 두장인 우표...
열사의 나라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에서 두분의 고모부님과 편지왕래를 한 내용을 읽어보았다.
고모부님께서는 어른이셨기에 처남과 처남댁 이라곤 한명도 없는 우리집안을 걱정하며
나에게 격려의 글을 주시는 글귀에 가슴이 미어졌다...
나는 먼지와 습기를 먹은 30~35년전 옛날의 편지를 아파트 베란다의 땅바닥에 놓고 햇볕에 말렸다...
거의35년전의 흔적이 바닥에 널려있다는 생각에 햇볕에 말리면 서도
편지 내용을 읽어 보았었다....
지금은 편지를 써서 우편으로 보내려면 250원짜리 우표가 필요하다.
하지만 33년전에는 10원짜리 우표를 사서 부쳤던 흔적이 나타난다...
나의 가장 오래된 1975년도 일기장을 다시 읽으니
쇠고기 한근에600원,돼자고기 한근에300원,
그 당시 병으로 나온 서울우유 한병값이
60원이라고 기록되어 있었다...
이 편지만 보더라도 물가의 오름과 시대상을 알수가 있다...
편지가 들은 박스를 정리하다 뜻밖의 편지가 나의 눈에 들어왔다.
31년전에 한때 좋아했던 S에게 보냈던 편지가 나왔다.
나는 편지를 보낼때 먹지를 대고 편지를 쓰고 사본은 남겼었다.
어디에 있던지 편지 사본은 보관 해 놓았을거라는 생각은 늘 가지고 있었다...
지금은 결혼하여 잊었던 31년전의 편지가 나의 주변을 맴돌고 있었다는 생각에
편지를 읽고 사진을 찍었지만 고민이다...
나는 결혼할 당시 내 처를 만나면서 28년동안 써온 일기장과
편지의 처리를 생각하며 고민한 흔적이 있었다...
그 당시 결혼이야기가 나와 일기장과 편지의 내용을 생각하며 보관 할것이냐,
찢어 버릴것이냐 많은 고민을 하였었다....
결혼을 할 당시 나는 바나나박스 두박스에 일기장과 편지를 넣고
기타우표,주택복권등 취미삼아 모은 여러종류의
우편엽서를 가지고 장가를 갔다.
나는 결혼전에도 여친도 없었지만 이성간에 어떠한 문제도 없었기에
일기장과 편지에 씌여있는 나의 마음과 순수한 이성관은
별 문제가 없으리라 생각 되었기 때문이다...
7개월간 사귀다 결혼하는 내 처에게 이야기를 한 기억이 있었다.
나의 편지와 일기장을 읽고 찢던가 불사르던지
알아서 처분 하라고 하였다...
혹시 나의 편지와 일기장을 읽고난 후, 결혼 생활을 하면서
결혼 내내 마찰이 일어날까 내심 걱정을 하였지만
내 처의 넓은 이해심만을 바랄 뿐이었다
솔직히 나의 일생이 담긴 스토리를 버리기가 너무 아까왔다...
결혼전에 내 처는 나에게 이러한 말을 하였다...
"당신 사생활의 과거는 알 필요도 없고 당신의 소지품에는 절대 손대지 않을께요...."
그 당시 내 처는 이러한 믿음의 말을 내게 하였었다...
23년동안 결혼생활을 하면서 나의 일기장이 책장에 버젓이 꽃혀 있었지만
아직까지 나의 일기장이나 편지에 관하여 과거의 여자문제나
이성문제에 관하여 물어온적이 없다...
그리고 나의 지갑이나 바지주머니등 소지품엔 절대 손을 안댄다...
서로간의 보이지 않는 부부생활이 믿음이 설정돼고 존재되어
나 역시 내 처의 핸드폰이나 문자메세지등
소지품은 서로 터치를 안 한다...
어떤이는 부부끼리 사생활이 어디 있냐고 반문 하지만
나는 어떤 부부간에도 존중되어야 할
사 생활이 있다고 생각된다...
10여년전에 나의 친구부부가 많이 싸운적이 있었다.
친구 부인이 오래된 창고를 정리하다 친구의 옛 여친에게서 온 연애편지를
헌 책꽃이 사이에서 발견하여 부부싸움이 일어나
나는 우리 부부의 믿음의 경험담을
들려 주었었다.
과거 여친에 향하는 마음 보다, 현재 부인에 향하는 마음이
더 중요 하다는 취지로 설명하였다...
친구 역시 억울한 표정으로 나에게도 이야기 하였었다...
옛 여친의 얼굴도 생각도 안나거니와 있는지 조차 몰랐다고...
나는 편지를 정리하면서 혼자만의 짝사랑 편지를
단른 편지와 함께 박스안에 같이 두었다...
결혼전 나는 이성과의 불편한 관계가 있었으면 아마 편지를 버렸을지 모른다.
지금 편지가 발견 되었지만 23년이 지난 편지를 버리고 싶은 생각이 없다.
지금까지 나의 일기장과 편지에 대하여 내 처가 23년동안 아무말이 없는것을 보면
내처는 나의 편지나 일기장을 읽고도 묵인을 하고 침묵을 하던지,
아니면 나의 사생활은 지켜주겠다는 약속을 지킨건지
진실은 내 처만 알고 있을것이다....
지금 오래된 편지를 보면서 30여년전 설레는 마음으로
편지를 부치던 모습이 새롭게 생각 난다.....
모든 사람들은 결혼하기전 짝 사랑이 다 있을것이다.
짝 사랑이 서로 결혼으로 이어졌으면 그 사람은 축복의 길로 간 것이다.
짝 사랑과의 인연이 안 되었으면 그사람은 삶을 사는동안 안타까운 마음을
가슴에 묻어두고 짝 사랑의 추억을 담고 살것이다...
짝 사랑의 추억은 생각과 가슴으로 안고 살아 가지만
주위에서 조언이나 간섭을 할수없는
마음의 성역이기에 누구나
어찌 할수가 없다.
지금까지 23년동안 나의 주변에 멤돌고 있었던 편지는
유배를 당하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
내 처가 곱게 보호를 하고 있다,
타임머신을 태워 나에게
귀환을 보낸 것이다....
옛 편지는 다시 새 생명력을 얻을것이다. ..
한편으론 이 글을 쓰고 있는 새벽5시,무사히 편지를 귀환시키고
안방에서 자고있는 내 처에게 고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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