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일기장/2009년 나의.일기장.

세상에 남은 마지막 빚...

청정남 2009. 11. 14. 15:58

 

 

 최성환 사장님께,

 

사장님 그동안 안녕 하신지요?

 

갑자기 군대에간 아들에게 편지를 쓰다가...

 

 문득 15년전에 최사장님께 형님의 빚을 갚아 드리지 못한것이 문득 생각이 났습니다.

 

지금까지 바쁘게 사느라고  불연듯 다시생각이나니 이제는 최사장님께 빚을 갚아야할

시점이 되어서  몇자 적어 편지를 드립니다.

 

15년전 저의 형님께서 부도를 내시고 형님의 빚을 정리하는 과정에 다른빚은 웬만큼

제가 정리하였지만 유독 최사장님의 빚만 갚지않아 항상 죄스런 마음으로 살다가

최사장님께 편지를 드립니다.

 

15년 그때당시 얼마나 살기가 힘이들었는지 저의식구4명에 형수님과 조카2명을 키우기가

버거웠습니다.

 

그당시 혼자서 작은 가게에서의 장사로는 생활비를 감당할수가 없어서

새벽3시부터 오전까지 장사를 끝내고 오후부터 새벽1시까지 자전거로 용달을 하였지만

저축은 고사하고 하루하루 생활고를 걱정하던 시절이었지요...

 

그 당시 사장님께서는 저에게 사장님 누나의 빚도 최사장님께서 갚으신적이 있다고

말씀을 하셨습니다...

 

사장님께서는 아무 말없이 장부를 찢었지만 그 당시 저는 벌어서 형님의 빚을 꼭 갚는다고

수없이 돼 새기며 살았습니다...

 

하지만 15년전 탕감 받으시다 시피 어정쩡하게 끝을 맺은지라...

제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63만여원 이었지만 몇년전에 제가 형편이 조금 풀려서 사장님께

이자는 못드려도 원금이라도 드릴려고 100만원을 마련하였지요...

 

사장님의 주소를 알려고 직원들에게 근황을 물어보면 외국에 나가셨다고 하시기에

남대문에는 나오시지 않으시니 이리저리 하다가 시기를 놓치고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어저께 형님의 빚을 제가 갚을까 조카에게 말을 할까 많이 고민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조카 에게도 알릴 필요성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조카가 아직은 젊고 어리지만  앞으로사업을 하면서 상도덕의 본분을 깨닫게

하고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사업을 하면서 책임과 도덕을 중시하는 것도 사업의 마음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사업을 잘하여 돈을 많이 벌으면 무엇에 쓰겠습니까?...

 

항상 마음의 짐이있는데....

 

 저의 조카가 장성하여 2년전 독립하여 작지만 자기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조카는  부모님이 옛날에 최사장님의 물건값을 해결 못했단 소리를 묵묵히    

듣자마자  200만원을 저에게 주면서 자기는 어려서 모르지만

작은아버지께서 대신 전달하여 달라고  하더군요 ...

 

한편으로는 최 사장님께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하면서....

 

그러면서 조카는 최사장님께서는 손해는 많이 보았을 거라고 하더군요..

어린 조카지만 작은 아버지인 내가 오히려 대견하고 흐믓 하였습니다...

 

한편으로는 저의 마음을 알아준 조카에게도 고맙고요...

 

저도 살면서 거래처에 외상을 하지않는편이라 항상 살면서

사장님께 마음의 빚을 지고 산다는 생각을 항상가지고 살았기에

언젠가는 동생인 제가 갚으려고 하였는데 조카가 선뜻 협조를 해 주네요..

 

사장님의 입장에서는 잊어 버리셨고 200만원의돈이 적지만 받아주시는것이

조카를 위해서나 저를 위해서나 좋겠습니다...

 

사장님과의 인연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으며 한편 마음의 짐을 덜은것 같아 너무 기쁩니다...

앞으로 하시는 사업과 가정에 평안이 함께 하시기를 간절히 빌겠습니다...

 

그동안 감사하였습니다....

 

 

 형님께서 세상에 남은 마지막 남은 빚을 오늘 에서야 조카가 다 갚았다.

 

1994년부터 형님께서 부도를 내시고 정리하는과정에 물건값을 받을것은 없고

줄것만 남는다..

 

남는 재고로 얼마만큼의 외상값과 내가 빚을 얻어 모조리 갚았고 순조롭게 정리를

하였었다.

 

세상의 일이 그렇게 단순하지가 않았다.

 

빚을 갚다보니 생활비가 없어서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나의 아들과 딸이 있었을때는 새우깡 한봉지만 있어도 남았었고

가령 빵이두개면 남았었다...

 

하지만 조카 둘을 키울때 이론적으로 새우깡2개와 빵2개면 가능한데

어린마음의 서로의 견제심과 먹을 욕심인지 각 각 3봉도 턱없이 모자랐다.

 

좁은 13평의 단칸 지하실방에서 자라서 그런지 지지고 볶으고

항상 시끄러웠던 기억이 생각난다.

 

오전에 최 사장님을 만나러 일부러 일산을 갔지만 이번에도 만나지 못하였다.

 

이번에도 갚지 못하고 오면 영영 갚지 못한다.

 

 인근에 있는  선배님의 직원에게 전해 달라고 부탁을 하였다.

 

15년전의 형님 빚....

 

갚지않아도 될 외상값 이었지만  오래된 숙제와 묵었던 가슴속의 아림을

덜었다는 생각이든다...

 

한편으론 작은 아버지의 뜻에 따라준 조카에게 고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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