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가락지(金家樂地)팬션/김영택 화백 펜화기행

김영택의펜화기행 30 - 금강산 보덕암

청정남 2009. 11. 11. 10:46

제목: 펜화기행 30 - 금강산 보덕암
분류: 칼럼
이름: 8.김영택






오른쪽 위 건물이 스님들의 살림집인 판도방입니다.
요새는 요사채라고 부르지요.
판도방이 없으면 보덕굴도 있으나 마나한 것이지요.
1920년대에 정면에서 찍은 사진을 보고 측면으로 고쳐 그리느라 애좀 먹었습니다.
바위 틈사이로 나무가 많이 자라서 계단도 보이지 않기에
여러 사진을 참고로 그려 넣었습니다.
직접 현장에서 내가 찍은 사진과
'백두산의 4계'로 북한에서 높은 훈장까지 받은 호주 교포 백남식 님이의 사진,
내가 보유한 옛사진, 현대아산에서 제공한 사진 등 약 20여장의 사진을 참고하였습니다.



그동안 연재된 그림 중에서 제일 크게 나왔습니다.
기분이 좋았습니다.
이번 그림은 구도와 소재가 좋아 공을 많이 들였더니
편집자들도 알아보았나 봅니다.




보덕암은 보덕굴에서 기도를 하기위해 만든 전실로
좁고 긴 통로라고 보면 맞습니다.
굴도 좁아서 1~2명이 기도하면 알맞는 규모입니다.
제일 안쪽에는 부쳐를 모셨었다고 합니다.
이 사진은 보기 힘든 사진입니다.


금강산 보덕암

석가모니 부처님의 제자 일천육백여명이 부처의 단계인 ‘아라한’이 됩니다.
모두 열심히 수행하여 깨달은 것이 아니라 부처님의 가피를 받은 것이지요.
이런 수행을 ‘타력수행’이라 하며 반대로 ‘자력수행’이 있습니다.
쉬운 예를 들자면 타력수행은 비행기를 타고 미국에 가는 것이고,
자력수행은 걷고, 뛰고, 수영을 하여 미국이 가는 것입니다.

자력수행 방법으로는 처절하게 수행을 하여도 깨달음에 이르기가 어렵습니다.
불경에도 방법이 없고, 스승도 가르쳐 줄 수 없는 것이 깨달음이니
 얼마나 힘들고 답답하겠습니까.
그래서 수행에 도움이 되는 좋은 장소를 찾아 전국을 떠돕니다.

금강산 만폭동계곡 분설담 옆 깎아지른 절벽에
작은 암자가 붙어 있습니다.
구리기둥으로 마루귀틀을 받치고 그 위에 단칸 기와집을 지었습니다.
팔작지붕을 얹고 그 위를 맞배지붕으로 가리고
 맨 위에는 사모지붕에 상륜부까지 올려서 무척 아름답습니다.
너무 멋있어서 스님들의 별장으로 오인하기 쉬우나
깊이 5.3m, 너비 2~1m, 높이 2~1m의 작은 동굴에
비바람이 들이치는 것을 막고,
겨울에도 참선 할 수 있도록 한 평이 채 못 되는 좁은 전실을 만든 것입니다.
목수가 고안 했는지 스님의 아이디어인지는 몰라도 뛰어난 설계입니다.
강한 기운이 감도는 좋은 수행처로 보입니다만
직접 체험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습니다.

고구려 안원왕 때 보덕스님이 창건하였고,
현재의 건물은 숙종 1년(1675)에 지은 것을 순조 8년(1808)에 중수 하였습니다.
구리로 감싼 기둥을 중종 6년(1511)에 세웠다는 기록을 보면
그 이전에는 나무기둥이었나 봅니다.
옛 사진을 참고하여 띠살창을 달고 보덕암(普德庵)이라는 현판을 그려 넣었습니다.
없어진 판도방(判道房-스님들의 거처)도 되살리고
상륜부에 없어진 부재도 새로 올리는 등 복원도를 만드는데 달 반이 걸렸습니다.